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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우리대학에서 20주년을 맞은 교수가 있다. 영어교육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 다른 공부를 하려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분이다. 빌라노바대학 석사 시절, 어려운 형편에 학교 구내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기도 한 그의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 마치 그가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석사과정 2년차에 등록금 면제 장학금을 받았고, 시라큐스 대학교 박사과정 때는 등록금 면제와 생활비까지 지원받아, 미국정보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논문상도 받았다. 미국 7개 대학에서 교내인터뷰 초청을 받은 그는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우리학교 문헌정보학과에 재직 중이다. 오늘은 끊임없는 자기발전의 끝에 국제정보대학협의회(ischool) 의장으로 취임한 문헌정보학과 오삼균 교수를 만나보았다.



오삼균 교수는 현재 데이터베이스 설계론, 디지털 도서관 구축론, 그리고 시멘틱시스템 구축론을 가르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설계론에서는 말 그대로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우고, 디지털 도서관 구축론에서는 디지털 도서관 구축의 핵심기술에 대해 배운다. 시멘틱시스템 구축론에서는 인터넷 상의 데이터를 얼마나 더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시멘틱 웹 기술을 정보시스템 구축에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배운다.

오삼균 교수는 강의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연구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어떤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을까.

“제가 하는 주된 연구는 최적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데이터 모델링에 관한 것입니다. 특히 요즘은 데이터 분석을 잘 하는 방법, 시맨틱(semantic) 웹 시대에 컴퓨터와 인간이 원활하게 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스마트한 데이터의 하부구조를 생성하는 데 주안점을 둔 연구를 하고 있어요. 기술의 흐름을 좇아 다양한 연구를 계속해오는 가운데 교수 한 명이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구하던 미국에서와는 달리 한국 인문, 사회학 분야에서는 교수에게 폭 넓은 연구가 요구되기도 하더군요. 상황에 따라 다른 연구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점적으로 흥미와 전문성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역시 IT 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잘 조직하고, 유통하고, 통합하는 방법입니다.”



“문헌정보학과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봅니다. 문헌정보학과가 더 발전하려면 학과 명칭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문헌’이라는 단어 자체에 학과가 도서관 공부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는 인상이 담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 사회에서 도서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다함이 없습니다. 특히 공공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대중에게 대화를 걸고, 대중이 책을 사랑하도록 유도하는 역할, 그 결과 국민의 기본적인 창조 역량을 기르는 역할을 핵심적으로 담당해야 합니다. IT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독해력으로 무장된 국민을 키워내는 일이 더 절실한 선결 과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국제적인 흐름을 고려해서 ‘정보학과’ 혹은 ‘정보대학’으로 변경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명칭이 문헌정보학과다 보니 ‘도서관’ 학과라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서 다른 학문분야와 융합을 시도하는 데 지장을 초래해요. 배우는 내용은 굉장히 광범위하고 ‘정보학’ 관련 수업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데 반해서 학과에 대한 인식이 그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미국을 보면, 학과 명칭에서 ‘문헌’은 거의 다 사라졌고, 개별 과 단위가 아니라 단과대학으로 운영되는 추세예요. 커리큘럼을 반영해서 대개 정보대학(Information School)이라는 명칭으로 탈바꿈 한 거죠. 그 안에 혁신적인 학사과정(Informatics, Information Science, Information), 석사과정(Information Management Information Science), 박사과정(Information Science) 등을 운영합니다. 현대사회가 통합적인 정보처리 능력을 지닌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취지에서 학과 명칭을 변경하고 혁신적으로 나간 정보대학들은 이미 대성공을 거두어서 가장 인기 있는 과들 중 하나가 됐어요. 미국의 사례만 보더라도 학과 명칭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학과 명칭을 변경하고 정보학과의 길로 나아가면 전망이 더욱 밝다고 믿어요. 미래사회는 지금보다도 더 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정보와 데이터 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라 정보와 데이터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 하는 문제가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의 흥망을 결정할 겁니다. 따라서 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로 설 수 있고, 또 서야만 한다는 것이죠.”



오삼균 교수는 올해 아시아 환태평양 지역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제정보대학협의회(iSchool) 의장에 취임했다. 그에게 직접 국제정보대학협의회는 어떤 단체인지 의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는지 들어보았다.

“iSchool의 시초는 혁신적인 문헌정보대학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 움직임을 주도한 혁신적인 문헌정보대학들 중에서 ‘문헌’자를 제외하고 ‘정보대학’으로 명칭을 바꾼 대학들을 중심으로 정보 교류가 시작되었는데, 원래는 이 신설한 학부전공을 기업과 정부기관에 홍보할 필요를 인식하고 그 일에서 협력하고 조력하기 위한 모임이었지만 이후 그것이 영향력 있는 미국정보대학들의 모임으로 발전한 것이지요. 규모가 크고, 이를테면 성공적인 정보대학들만의 조직으로 출발한 이 협의체가 2013년을 기점으로 작은 규모의 대학들도 회원교로 받아서 iSchool의 국제적인 확산을 도모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성대는 이때 한국 최초로 iSchool에 가입했고, 그 덕분에 정부 지원으로 한국 최초의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전공을 신설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아시아, 북미, 유럽에서 총 91개 대학이 iSchool의 회원교로 활동 중이고 회원교의 숫자는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iSchool은 정보학을 도서관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모든 학문을 정보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경제, 경영, 정치, 신문방송, 법률, 의학, 생명공학, 유전학 등 정보가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 학문분야는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현재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정보학과는 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학과들 중 하나고, iSchool에서 정보학을 전공한 학생은 정보전문가로서 어느 분야와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로 인정받습니다. 각광받고 촉망받는 학문이다 보니 재학생들이 누리는 특권도 다양한데, 특히 미국 iSchool 석사과정 중 'Information Management' 학위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학위로 분류되어서 그 소지자에게 졸업 후 3년간 취업할 기회를 부여해요. 뿐만 아니라, 미국 iSchool의 정보학 박사과정에 합격한 대부분 외국인 학생들도 등록금을 면제 받고 생활비를 제공 받습니다.

저는 iSchool 아시아퍼시픽 의장을 거쳐서 현재는 아시아퍼시픽 출신 최초로 협회 전체의장을 맡게 되었어요. 의장이 되자마자 지난 2년간의 숙원 사업, 즉 30명이 넘는 이사회의 체제를 13명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iSchool 전체 회비는 오히려 늘리는 작업을 별 무리 없이 완수했습니다.

iSchool의 핵심은 융합적 교육과 연구인데, 주요한 것은 정보적 관점(iPerspective)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적절한 기술의 활용으로 인류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그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제가 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확실히 하고 싶은 일은 첫째, 융합 교육의 효과를 더 많은 나라의 정보학과에 파급하는 일이에요. 현재 iSchool의 교육과 연구에서 바람직한 진면목을 보이는 주류는 사실상 미국정보대학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인도와 같은 큰 나라에도 iSchool이 없고, 그밖에 아시아와 유럽의 문헌정보학과나 정보대학도 갈 길이 멀어요. 저는 재임 동안 최대한 성공적인 iSchool 융합교육과정을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정착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정보학의 존재와 중요성을 모르는, 그러나 정보학과 연계성이 특히 높은 학과나 분야에 iSchool을 소개하고 그들을 합류시키고 싶습니다. 전산, 경영, 신방, 디자인, 그리고 이공계 학문 분야가 iSchool과 협력할 때 큰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어요. 그렇게 여러 분야가 함께하면 큰 시너지가 발휘될 거예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더욱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졌으면 합니다. 글로벌 마인드로 세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야가 한국에 국한되면 많은 것을 놓쳐요. 설령 한국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세계를 경험해본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고 봅니다. 그러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꼭 지녀야 할 도구, 국제어인 영어라는 도구를 잘 다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은 모두 큰 인재라 노력하면 그 도구를 못 다룰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미국 대학원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고, 전 세계에서 몰려 온 인재들과 문화를 교류하고 체험할 아주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누구나 각자 잘하는 분야가 꼭 하나는 있기 마련인데, 소질이 있어도 그것을 발굴하고 빛나도록 닦는 데에는 많은 힘이 들어가지요. 자신의 열정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부단히 힘써서 한 분야의 유능한 전문가가 되길 바랍니다.”

주희선 기자
구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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