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외국인의 성대생활 | 성대사람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 취재한 사람은 터키에서 온 메르베귤 알바이라크 학우이다. 우리학교 대학원 동아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어떤 성대생활을 보내고 있을까.

“안녕하세요! 전 메르베귤 알바이라크라고 하고요, 터키 사람이에요. 한국 나이로 스물다섯 살입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녀는 터키에서 한국어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터키에서 대학교를 나왔어요. 에르지예스 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을 전공했죠. 2016년에 대학교를 졸업했고, 졸업 이후 취직해서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잠시 학비를 벌었어요. 이번 학기에 입학했고요, 동아시아학과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터키에는 한국어문학과가 있는 학교가 두개 있습니다. 그중 한곳이 에르지예스 대학교입니다."

그녀가 대학교에서 4년동안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까지 와서 한국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언어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전 어릴 적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어를 좋아했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에게 어려운 부분을 알려주거나 어떤 부분을 가르치는 걸 종종 했었어요. 한국에 오게 된 이유도 결국 언어였어요.

아빠가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셨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빠가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고 계시는 걸 봤어요. 터키 TV의 유명한 채널이 있는데, 그 채널에서 드라마가 터키어로 번역되어 방영되고 있었죠. 아빠가 그걸 보시고는 저한테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일본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 물어보셨어요. 찾아보니 한국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때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어요. 드라마에 관심이 생겨 계속 보는데 재밌고 좋았어요. 한국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그중 어떤 언어를 쓰는지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한국어라는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세종 대왕이 직접 만든 언어라는 것도 알게 되니 한국어가 너무 배우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흥미로운 언어를 어떻게 만들었을지 연구해보고 싶었던 거에요. 터키에 있는 대학중에 어느 대학에 한국어 관련 과가 있는지 알아본 후, 입학시험을 준비해서 에르지예스에 합격했습니다. 행복했어요. 상상도 못 했거든요. 입학 초에는 학교가 제가 살던 곳과 너무 멀어서(버스로 12시간, 비행기로 1시간)힘들었어요. 살던곳과 너무 다른 환경도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가족과 친구가 없는 것도 외로웠지만 배우고 싶던 한국어 덕분에 열심히 공부하며 견딜 수 있었어요.”

꿈에 그리던 한국에 발을 디딘 것은 학부시절 우리나라에 있는 대학의 교환학생에 합격해서다. “3년 전, 전남대학교 교환 학생으로 한국에 왔어요. 여기가 한국인가? 정말? 싶어 너무 행복했죠. 한국 음식을 먹었을 때 이제 한국에 왔구나 싶었어요. 터키 음식과 한국 음식은 아주 달라요. 터키 음식은 한국 음식보다 많이 짜고 달아요. 한국에서는 생선을 익히지 않은 회를 많이 먹는 것 같은데 터키 사람들은 해산물을 구워 먹는 편이죠. 음식이 입에 안 맞을까 봐 걱정했는데 먹어 보니까 잘 맞았어요. 한국에 와서 먹어 본 음식 중 좋아하는 음식은 원래는 떡볶이였는데 지금은 샤브샤브에요.”

메르베귤 학우가 우리 학교 동아시아학과에 진학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학교의 깊은 역사 때문에 성균관대학교를 선택하게 됐어요. 1398년부터 이어진 학교잖아요? 그 긴 역사에 반했습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도 한몫했죠.

원래는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원 규정에 걸려 국문과에 진학할 수 없었죠. 외국 학생들은 한국어 능력 시험(TOPIK)을 봐서 지원해요.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하려면 5급을 취득해야 했는데 저는 4급을 봤거든요. 터키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시험을 치르는데, 기간을 놓쳐 재시험을 보지 못했어요. 어쩔 수 없이 4급 이상이 기준인 동아시아학과에 입학하게 됐죠. 동아시아학과에서는 동아시아의 정치·문학·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공부해요. 지금은 국어국문학과보다 동아시아학과를 더 좋아하게 됐어요. 다양한 주제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으니까요. 너무 어렵지만 만족스럽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대문학연구’라는 국문과 수업도 하나 듣고 있어요. 작가들의 문체를 분석하는 공부는 어렵지만 즐거운 일이랍니다.”

그녀의 성균관대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은 무엇이 있을까. “대학원 입학 면접 날이 기억에 남아요. 당시에 전 터키에서 돈을 벌고 있었는데, 면접을 보러 한국에 딱 하루만 머무르고 다시 터키로 돌아갔어요. 면접 때 교수님들께서 여기서 얼마 동안 살았냐고 물어보셨을 때 면접 때문에 지금 한국에 온 거라고 대답했어요. 5시간 걸리는데 왔다 갔다 할 수 있냐는 말씀에, ‘전 성균관대에 입학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입학 이후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건 신방례에요. 행사때 누군가로부터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우리의 입학을 마음을 다해 축하합니다, 앞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멋진 유생이 되길 바랍니다’ 하고 말했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요.”

한국어를 접했을 때 메르베귤 학우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에 놀랐다고 한다. “한국말을 봤을 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인상 깊었어요. 어떻게 소리를 이렇게 나누어 구성했는지 참 신기했죠. 한글에서는 글자에 담긴 감정이 느껴져요. 다른 언어에서는 받기 힘든 느낌이에요. 좋아하는 단어는 ‘훈훈하다’입니다.(웃음)”

‘훈훈하다’와 더불어 그녀가 좋아하는 단어로는 ‘치맥’이 있다. “치맥, 치콜! 젊은 사람들이 음식의 조합으로 유행어를 만드는 게 재밌게 느껴졌어요. 음식을 통해서 단어를 만드는 문화가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어느 문화권에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유독 한국의 특별한 문화라는 느낌이 강해요. 신조어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는데 좋아하는 말은 ‘관종’이에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

예전, 두 달쯤 전에 마포구 쪽에서 이정하 시인의 시작(詩作) 특강을 들은 적이 있어요. 터키에 있었을 때부터 이정하 시인의 팬이었거든요.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웠죠. 그때 알게 된 단어예요. 한 달 동안 강의를 들으며 많은 한국인 친구들과 친해졌어요. 어느 날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회식할 때 한 친구가 관종이란 단어의 뜻을 알려줬어요. 관심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야~ 라고요. ‘공주병’이라는 말도 배웠고요!”

그녀에게는 한국어와 관련된 남다른 꿈이 하나 있다. “저는 한국어로 시를 쓰고 있어요. 12살 때부터 터키어로 시를 쓰고 일기를 써 왔죠. 무료할 때나, 무언가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길 때마다 글을 썼어요. 하루하루를 표현하는 시를 쓰는 게 취미였죠. 아빠가 시를 많이 쓰셔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네요. 뭔가 사람의 마음을,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한국어가 좀 서툴러서 부족한데 언젠가는 한국에서 한글로 된 시집을 내고 시인이 되는 게 제 꿈이랍니다.”


경복궁으로 향해

어느 날, 과거의 만남이란 것이 벌어졌다
경복궁은, 그 거대한 과거는
나에게 과거의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그 만남으로 내 마음속에 세련된 경복궁은
조선의 마음의 문이 되었다.

경복궁의 연설을 들으며
그때, 아름답고 화려한 불빛들로 치장한
그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딱 그 순간
옛날 사람으로 물들이고 싶었다
경복궁의 여신으로 여겨지고 싶었다.

여기는 무궁화의 향이 가득한 대한민국
나는 타국의 백국
내가 이 나라의 아름다움을
스쳐 지나갈 수 없는 인국이란다.

멀리서 온 몸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항상 생각했다.

우리는 역시 여국이었음을...


앞서 언급했던 ‘시인’이라는 꿈 말고도, 그녀는 한국과 터키를 잇는 대교라는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무역 아카데미라는 외국인 학생 대상 특강이 있어요. 그 특강을 듣다 터키에서 한국 화장품 무역을 이끄는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화장품 품질이 좋더라고요. 네이처 리퍼블릭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랑콤이랑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도 좋아해요. 터키에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큰 규모의 무역 교류에 참여하고 싶어요. 그뿐만 아니라, 최근 이스탄불 대학교라는 유명한 터키의 대학교에 한국어문학과가 생겼어요.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균관대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해서 그곳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싶어요. 문학, 역사, 한국어…. 한국에 대한 모든 것들을 여기서 잘 배우고, 그걸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습니다.”

“멋진 말을 하고 싶지만…. 진짜로 꿈이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세요. 꿈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기회가 어떻게든 나타나게 되어 있어요. 마음에 믿음이 있고 힘이 있어요. 마음의 힘을 믿으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형편이 어려워도, 반대가 심해도 여러분이 그리는 형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면 기회가 주어져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한국에 가는 걸 반대하셨어요. 제가 5년 동안 계속 한국어를 배워 어떻게 살아갈 건지에 대한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결국 지지해 주셨죠.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리가 응원할게.’ 하고요. 제 진지한 마음을 느끼셨던 거예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도 끊지 못할 뻔했어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더니,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그렇게 주어진 기회 하나하나가 이어져 이렇게 한국에 와 있고요. 다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충분히 무엇이든 해낼 수 있어요. 응원하겠습니다!”

양윤식 기자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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