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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 지식채널 S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이야기 한다면? 분명히 당신은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이미 코끼리가 그려져 있을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현상이다. 코끼리라는 ‘언어’가 당신의 머릿속에서 코끼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주장하는, 언어로 인해 작동하는 ‘프레임’이다. 이번 학술에서는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 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누구인가?
조지 레이코프(1941~)는 미국의 인지언어학자로,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의 수제자이다. 인간의 사고는 복잡한 현상을 설명할 때 이용하는 핵심적 은유에 영향을 받는다는 ‘프레임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학자이다. 국제인지언어학회 회장, 인지과학회 임원 등을 역임하고 로크리지 연구소를 창립하여 선임 연구원으로 있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는 「프레임 전쟁」, 「도덕정치를 말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등이 있다.

◎ 프레임이란 무엇일까?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프레임’이란 인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을 이해하도록 해주고 때로는 인간이 실제로 여기는 것들을 창조하도록 만드는 심적 구조이다. 즉, 프레임은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쉽게 설명하자면, 프레임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나 안경으로 비유될 수 있다. 프레임은 인간의 아이디어나 개념을 구조화하고 사유방식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개인의 생각과 행동의 배경이 된다. 프레임은 개인이 특정한 단어를 들었을 때 그에 연상되는 내용들을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이러한 프레임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살아가는 내내 프레임을 사용하며 사고한다. 결국 인간은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프레임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레임을 통한 사고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우선, 개인이 특정한 언어를 듣는다. ‘세금 구제’라는 단어로 예를 들어 볼 것이다. 세금 구제는 조지 레이코프가 책을 집필하던 당시, 조지 부시로 대표되던 보수 진영에서 세금 감면 정책에 붙인 이름이다. ‘세금 구제’라는 단어를 듣고 무엇을 떠올리게 될까? ‘구제’라는 단어에서 고통이 있는 곳을 떠올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러한 고통에서 구원해주는 자, 영웅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구제’를 방해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영웅을 방해하는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개인은 ‘세금은 고통이다’라는 하나의 은유를 자연스럽게 탄생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을 통한 사고과정의 예시이다. 정리하자면, 특정 단어를 들을 때 개인의 머릿속에는 그 단어와 연관된 것들이 떠오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은유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우리가 프레임에 갇히는 이유
조지 레이코프는 ‘인간이 프레임에 갇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인간은 사실과 진실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고 가장 손해 보지 않을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간은 그렇지 않다. 개인은 각자 나름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자신에게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 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내린 결정들이 항상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는 않더라도, 개인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프레임은 가치의 영역이다. 레이코프는 인간이 자신의 가치관을 완전히 배제한 중립에 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고 말한다.

◎ 프레임을 통해 ‘설득’하는 방법
앞서 설명했듯이, 인간의 사고는 대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프레임과 은유를 통한다. 사람마다 다른 세계관과 도덕원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은 사실을 놓고도 각자 전혀 다른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목격한 사실이 의미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프레임에 맞게 이야기해야 한다. 여기서 심층 프레임, 표층 프레임, 이슈 정의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우선, ‘심층 프레임’은 도덕적 가치와 근본원리로 구성되어 개인의 도덕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상식을 정의하며, 이슈에 대한 인과관계는 이 심층 프레임에 의해 결정된다. 두 번째, ‘이슈 정의 프레임’은 이슈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따른 해결원리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표층 프레임’은 우리의 상식적 예측, 즉 일상적 프레임에 따라 각각의 주장이 하나의 논증이 되어 매체에 등장하는 것이다. 심층 프레임과 표층 프레임은 상호 영향관계에 있는데, 심층 프레임은 표층 프레임을 형성하고 다시 심층 프레임은 표층 프레임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심층 프레임을 설득해야 한다.

◎ 참고문헌
조지 레이코프, 나익주 역, 2007, 『프레임전쟁』, 창비.
조지 레이코프, 유나영 역, 2015,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와이즈베리.
최진기, 2012,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1』, 스마트북스.

김규리 기자
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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