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학술 | 지식채널 S

글 : 김규현 글로벌경제학과(16)

사람이 살기 위한 기본 요소 의식주. 이중 하나라도 없으면 사는데 꽤 불편하다. 특히 집은 기본중에 기본으로 집이 없으면 의와 식을 제대로 누릴수 없다. 새 가정을 시작 할 때도 집부터 마련하고, 사회 초년생이 지방이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둥지를 틀때도 집이 먼저다. 우리나라 처럼 국토 면적은 작고 인구가 많은 곳에서 집을 사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지방이라 해도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대도시는 말할 것도 없다. 서민 형편에 집 한채 산다는 것은 숙원 사업이라 할 만큼 인생 목표가 되기도 한다. 집 값은 억 단위고 작게는 몇억에서, 많게는 몇 십억이 필요하다. 높은 집값 때문에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은 직장인의 꿈이자 목표가 돼버렸다. 집을 갖고 있다는 것은 경제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부의 상징이기도 하다. 집을 사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고 대출이자 갚으려고 허덕이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 대출이자 갚으려다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실제로는 가난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하우스푸어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하우스푸어는 집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집을 사기위해 벌인 대출로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절대적인 소득은 빈곤층의 소득을 훨씬 웃돌지만, 소득 대부분을 빌린 돈의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기에 결국엔 빈곤층이나 다름없는 삶을 산다.

집을 사는 사람들은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을 보며,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 혹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가당키나 하는 소리냐고 반문한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집값을 내리도록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가 따로있다. 바로 하우스푸어 때문이다.

여기 2억원의 자기 돈과 4억원의 대출을 받아 총 6억원 짜리 집을 구매한 직장인 A 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집값은 어디가 끝인지도 모른 채 계속 오르고만 있다. 당장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지금의 추세대로 집값이 오르면, 집을 팔아 얻은 차익으로 대출을 갚아도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은행이자가 연 5%이기에, A 씨는 월마다 대략 170만원을 이자비용으로 지불한다. 월마다 내는 이자비용에 빠듯하게 살아가지만, 몇 년만 꾹 참고 버티기로 작정했다. 계속 집을 옮겨다닐 수도 없고, 아이들도 계속해서 학교를 옮겨다니면 적응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값이 계속 오를테니 나중에는 큰돈을 얻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부가 갑자기 강력한 주택정책을 발표하더니, A 씨의 집값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폭락했다. A 씨의 눈앞이 깜깜해진다. 이자비용을 더이상 감당하기 힘든 A 씨는 집을 팔고 싶지만, 집을 판다면 내 손에는 겨우 1억원밖에 남지 않는다. 1억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손해가 났다고 내야하는 이자비용이 준 것도 아니기에 A 씨는 계속해서 높은 이자를 내며 허덕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A씨의 사례처럼, 주택가격의 하락은 하우스푸어들에게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정부는 주택투기로 오를대로 오른 주택가격을 강력하게 규제하겠다고 매 선거시즌마다 외쳤다. 매번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표하는 정책에는 주택가격의 상승이 빠지지 않는 단골로 등장했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곧 하우스푸어의 소득이 오르며, 그들의 소비가 증진되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의 늘어난 소득으로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믿는 정부는 이러한 이유에서 주택 가격을 내리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개인은 빚을 내서라도 주택을 소유하려는 걸까? 전세나 월세로 집을 구한다면, 부동산 가격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지도,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 답은 우리나라의 발전방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의 저곡물, 저유가를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농산품 가격이 낮아 적당한 수익을 내지 못했던 농촌의 젊은이들은 모두 서울로 향했고, 자연스레 아파트 가격 또한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계속할 수록, 집값은 솟았고 내려갈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본 개인들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산다면, 나중엔 은행대출을 갚고도 남는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월세나 전세는 내가 소유한 집이 아니기에, 모두 빚을 내서라도 매매를 통해 내가 소유한 집을 갖기를 원했다.

개인의 생각은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 안에 있다. 만약 집값이 90년대까지의 상승폭대로 올랐다면 지금 저 개인들은 은행대출을 모두 갚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이다. 주택가격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되려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부동산 불패신화를 겪었던 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충격으로 왔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저성장이 만연하자, 하우스푸어들은 결국 비싼 이자비용을 내면서도 집을 팔 수 없게 됐다.

늘어난 하우스푸어는 정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가 살아나려는 이때 정상이라면 미국처럼 금리를 점차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면 하우스푸어가 감당할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인상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금리를 올려야하느냐, 혹은 현 상태를 유지해야하냐는 아직도 치열한 논의 중이다. 하우스푸어를 위해서는 외국인 자본 유출을 감내하면서라도 금리를 유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외국인 자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우스푸어를 희생하며 금리를 올려야하는가? 무엇 하나 쉬운 결정은 아님이 분명하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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