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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속으로 | 캠퍼스컬쳐

영문학도라면 누구나 감명 깊게 읽은 영시의 한 구절쯤은 마음속에 품고 다니기 마련이다. 그 마음속의 한 구절이 18,19세기의 열정과 풍부한 감성을 담은 영미시라면 한층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 여기에 그러한 ‘문학파’ 학생들을 위한 매력적인 영미시 수업이 있다. 오늘 ‘수업속으로’에서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영미시를 통해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전할 손혜숙 교수의 18,19세기 영미시를 소개한다.



이 수업은 18, 19세기의 영국과 미국 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깊게 감상해보는 수업이다. 중간고사 이전까지는 Alexander Pope, William Blake, William Wordsworth의 시를, 이후에는 John Keats와 Percy Shelly의 시에 대해 배운다. 학생들은 시의 구조와 숨은 의미를 스스로 탐구할 능력을 기르는 기회를 갖게 되고,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문학과 역사적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반복적인 시 번역 연습을 통해 시를 시어 단위로 꼼꼼히 분석하고 시의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수업은 대체로 학생들의 발표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발표를 하면 교수가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거나 잘못된 해석을 지적해주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2~3명씩 조를 이루어 시 몇 편을 맡아 발표하게 된다. 보통 시의 분량이 많으면 시 한 편만 발표하고, 시의 분량이 적으면 짧은 시 여러 편을 발표해야 한다. 발표 할 때에는 시인에 대한 정보, 시가 탄생하게 된 사회적 배경, 시가 속한 시집의 전반적 내용, 시의 특징과 숨은 의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 번역까지 시에 대한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즉, 시를 대충 번역하고 말겠다는 해이한 자세로는 제대로 된 발표를 할 수 없다. 자신이 맡은 시 하나만큼은 전문가의 자세로 연구하고 분석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만 교수와 학생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발표를 할 수 있다.



이 수업의 평가요소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에세이, 출석, 그리고 발표가 있다. 성적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모두 번역시험이다. 시 전체 중 수업 시간에 다룬 부분만 공부하면 된다. 시험은 시의 본문이 주어지면, 시의 제목, 시인의 이름, 시 번역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출제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꼼꼼하고 완벽한 공부를 요구하는 시험이다. 결국은 수업시간에 다룬 시들의 번역을 통째로 암기해야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에세이는 중간고사 이후에 제출하며, 분량은 무제한이다. 주제는 때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필자가 수강했을 때는 수업시간에 다룬 모든 시 중에서 두 작품을 골라 비교 분석하는 주제가 주어졌었다. 두 작품은 ‘nature’(자연), ‘imagination’(상상력), ‘childhood’(어린 시절), ‘women’(여성), ‘leader’(리더), ‘time and mortality’(시간과 죽음), ‘language’(언어)와 같은 키워드 중 하나를 골라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발표는 수업시간에 하는 발표를 의미하는데, 완벽한 해석과 분석을 요구하지는 않으며, 그저 학생이 열심히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작품을 공부했다는 성의만 보여주면 된다.



손혜숙 교수의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 안에서는 언제나 기자회견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모든 학생들이 교수의 번역을 노트북으로 받아 적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번역은 이 수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어 한 단어의 번역에 따라 학점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이 너무나 명백하고 학생들도 모두 꼼꼼히 준비해서 학점 경쟁도 치열하다. 때문에 벼락치기는 절대 금물이다. 매 수업이 끝난 후에 그 날 배운 시를 철저히 복습하고, 시험 공부할 기간도 길게 잡고 공부해야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시험에 임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번역이 이 수업의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수업시간에는 번역만큼 시에 대한 이해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탐구도 중요하고 자세하게 다뤄진다. 따라서 전공 수업을 처음 들어보는 ‘전공새내기’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의 영국 미국 시에 대해 깊은 탐구를 해 보고 싶은 ‘문학파’ 학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

주희선 기자
구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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