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문화읽기 | 캠퍼스컬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소재 중 하나는 '남의 연애'다. 이를 반증하듯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타인들의 연애를 TV 속 드라마로 감상해왔다. 하지만 책과 TV 속 가상 연애보다 더 재미있는 건, 사람들의 '진짜' 연애일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 속 '진짜' 사람들의 연애를 TV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20대 청춘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현재 시즌 2가 방영 중인 채널A의 <하트 시그널>은 이러한 우리의 판타지를 가장 잘 실현시켜준 대표적인 예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짝>과 <하트 시그널>로 대표되는 '연애 예능'의 변천사와 인기비결을 알아보았다.

연애 예능의 시작

첫 시작은 일반 예능이었다. 사람들은 드라마와 TV속 연애에 열광했지만, 그 이상을 원했다. TV에서 내가 보던 연예인들의 연애 감정이 궁금했고, 그 감정을 알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있길 기대했다. 그 기대에 힘입어 등장한 예능들이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나, SBS <연애편지> (X맨)이다.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나 <연애편지>에서는 매주 커플을 선정하고 다양한 커플 게임을 예능 형태로 진행했다. (X맨)은 기본 포맷은 달랐지만 아직도 회자되는 윤은혜-김종국 커플이 있을 만큼 남녀 간의 감정선을 강조했다. SBS 예능은 지금까지도 예능 내에서 남녀를 커플로 엮어내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비교적 최근인 <런닝맨>에서도 개리와 송지효를 월요 커플로 엮어내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출연해서 커플이 된다는 형식의 연애 예능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결혼’의 형식으로 발전했다. 일부 출연자들이 주목 받기도 했지만, 결국 폐지되었다. 근본적으로 가상의 형태라는 점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가 한정되어 있었던 데다 일부 출연자들이 해당 프로그램 출연 도중 실제 연애 중임이 밝혀져 ‘감정’만은 진짜 일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조차 무너지며 자연스레 이러한 형식의 연애 예능은 예능 트렌드에서 밀려났다.

SBS <짝>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등장한 프로그램이 SBS <짝>이다. 일반인 짝짓기 프로그램을 대중화한 최초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짝>은 남녀 총 10명 가량이 1박 2일 동안 합숙 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는 ‘짝짓기 예능’이었다. 모든 출연자들이 ‘남자 3호’, ‘여자 1호’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수용소 컨셉트’를 활용한 데다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도시락 선택’이나 ‘데이트권 획득 게임’등 다소 원초적인 방식을 차용하며 흥미를 제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매주 등장하는 다양한 일반인들은 시청자들에게 이전까지 연애 예능에서 느낄 수 없었던 현실감을 제공했고 개성 넘치는 출연자들은 그 자체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짝>은 2014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종영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채널 A <하트시그널>

3년 뒤, 채널 A <하트시그널>이 등장했다. <하트시그널>은 러브라인 추리게임이라는 관찰 연애 예능이다. 일반인 청춘 남녀 6명이 서울 시내 주택에서 한 달간 쉐어 하우스에 살며 서로를 탐색하며 마음의 숨겨진 시그널을 찾아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이전까지의 연애 예능이 ‘1박 2일’과 같은 짧은 기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한달 동안 함께 합숙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장기간의 합숙은 첫인상이 매력적인 사람, 마음이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 등을 모두 보여주면서 ‘일반인들의 연애’에 대해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데이트 등의 미션이 일부 작위적으로 제시되기는 하지만, 진행자의 개입 없이 출연자들이 주고받는 미묘한 기류만을 담아내면서 기존의 연애 예능에서 부족했던 현실감을 더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이를 패널들이 예측하고 시청자들 역시 자연스레 예측하면서, ‘남의 연애’를 몰래 들여다보는 재미를 극대화 하고 있다. <하트 시그널>은 여기에 출연자들에 대한 화제성이 더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큰 인기를 끈 <하트 시그널>은 또 한번의 ‘대박’을 기대하며 시즌 2를 방영하고 있다.

‘관찰 연애 예능’ 시대

<하트 시그널>의 인기에 힘입어 ‘엿보기 심리’와 ‘관음증’을 겨냥한 관찰 연애 예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연애 예능’의 원조 SBS에서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연애도시>를 내놓았다. 비교적 최근인 3월에는 ‘호캉스(호텔+바캉스)’라는 트렌드까지 버무려낸 <로맨스 패키지>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했다. 모든 출연자가 방 ‘번호’로 불린다는 점에서 <짝>과 유사한 <로맨스 패키지>는 큰 화제를 모으며 정규 편성이 유력하다는 풍문이 떠돌기도 했다. 그 외에도 tvN <선다방> Mnet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 다양한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남의 연애’를 구경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일반인인 ‘남’의 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그 속마음까지 은근히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관찰 연애 예능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다룰 수 있는 연애의 영역이 어디까지나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관찰 연애 예능은 점점 더 그 관찰의 정도가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앞으로 관찰 연애 예능이 우리에게 ‘어떻게’ ‘무엇을’ 엿보게끔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희원 기자
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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