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문화읽기 | 캠퍼스컬쳐

영화 <신과 함께>가 관객수 1,400만명을 돌파(2018.01.30. 기준)하며 역대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아직 상영이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16년 영화산업진흥위원회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화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 중 하나 (6위)이다. 1인당 연간 관람 영화 수는 4.22회로 당당히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번 문화 읽기에서는 누가 봐도 ‘메가 히트’라고 할 수 있는 총 18개의 천만 영화들을 키워드로 알아보았다.

<부산행> <괴물> <해운대>

천만 영화다운 상상력이 돋보였다. 영화 <부산행>은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좀비물’이라는 마이너한 장르를 멀티플렉스 상업 영화에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12XX만명이라는 범국민적 히트를 거두었다. 참신한 소재를 제재로 삼으면서도, 대중적으로 흡인력 있는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괴물>과 <해운대> 역시 영화적 상상력이 거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서울 한강에 괴물이 산다, 그리고 부산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비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이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공간에 대한 관심과 익숙하지 않은 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흥행으로 이어졌다.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암살> <명량>
<택시운전사> <변호인>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천만 영화 중 절반에 이르는 9편의 영화가 과거, 즉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주 관람객은 20-30대 청년층이 많다. 영화를 즐겨 관람하는 층이 아닌 중-장년층이 역사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중-장년층의 구미를 당겨 영화관으로 이끌어내는 영화가 1000만 영화에 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9편의 작품 중 4 작품은 조선(일제 강점기 포함)을 배경으로, 나머지 5 작품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직까지 조선시대 이전을 다룬 영화 중에서는 천만 영화가 탄생하지 못한 셈이다. <왕의 남자>와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각각 연산군과 광해군이라는 비운의 조선 왕들을 소재로 하고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서 호평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암살>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독립 운동을 그려냈다. 이 세 작품의 주제가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형태라면, <명량>의 주제는 범국민적 영웅 이순신의 삶이라는 우직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각각 2003년과 2004년에 개봉한 영화로서 한국 ‘천만 영화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국제 시장>은 한 개인의 일생으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보는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택시운전사>와 <변호인>은 ‘자유민주주의 실현’이라는 큰 주제의식을 공유하는 실화라는 점에서도 비슷하지만, 처음에는 돈을 좇던 주인공이 나중에는 문제 의식을 느끼고 사건(부림사건, 광주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아바타> <겨울왕국>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터스텔라>

천만 영화 중 대부분은 한국 영화이다. 아마, 제도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 모두에서 한국에서 한국 영화가 성공하기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외화 중 천만 고지를 넘어선 영화들이 있다. <아바타>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인 4위를 기록했다. 범국민적 히트를 기록한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주제를 독보적 영상과 참신한 소재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아바타>는 ‘첫 천만 외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겨울 왕국>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남녀노소 공감 가능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장르의 전통적 지지층인 가족 관객은 물론, 그 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도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마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과 신뢰에 영화에 등장한 서울시와 한국인 배우에 대한 화제성이 얹어져 1000만 영화의 고지에 올랐다. 3시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으로도 유명한 <인터스텔라>는 초기 상영 규모는 다른 천만 영화들에 비해 적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천만 영화는 애초부터 많은 관객수를 기대하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제작비 역시 타 영화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렇다면 천만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자된 영화는 무엇일까. 외화를 제외한다면 단연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가 압도적 1위이다. 개봉 예정인 속편을 합쳐 400억을 제작비로 사용했으나, 1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손익 분기점을 무난히 돌파했다. 반면, 가장 적은 제작비가 투자된 영화는 무엇일까. 바로 <7번방의 선물>이다. 웃음과 감동이라는 가장 정석적인 흥행공식을 철저히 따른 이 영화는 제작비로 <신과 함께>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5억만을 사용하고도 천만 관객의 고지에 올랐다.

천만 영화를 한편만 제작하기도 어려운데, 두 편씩이나 제작한 영화 감독이 있다. 바로 윤제균 감독과 최동훈 감독이다.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와 <국제시장>,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과 <암살>을 제작했다. 특히 두 감독 모두 연이어 제작한 두 영화를 모두 천만 영화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특이한 점은, 두 감독 모두 나중에 제작된 영화가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해운대>보다는 <국제시장>이, <도둑들>보다는 <암살>이 더 흥행한 것이다. 한편 최근 또 하나의 천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이 개봉하면서, 연상호 감독이 두 편의 천만 영화를 제작한 세 번째 감독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화 마니아라는 김동욱(화학공학과 16학번) 학우는 “꼭 천만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더 다양하고 더 새로운 영화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올 한해 역시 수 많은 영화들이 개봉할 예정이다. 올해 새로운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좋은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주희원 기자
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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